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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친노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차기 당권 경쟁이 시작되자마자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안철수발 대형 폭탄'까지 투하되면서 주요 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가 양강 구도를 이룬 박지원 후보를 비롯한 당권 후보들의 견제와 냉기가 도는 호남 표심, 안철수 상임고문 측의 폭로 등 문 후보가 직면한 ‘삼각 파고’를 넘어야 당권 경쟁에서 초반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컷오프(예비경선)를 이틀 앞둔 5일 문 후보의 상황은 암초지대를 벗어나려다 거대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그는 새정치연합 차기 당 대표 경선 경쟁이 초반부터 크게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 작게는 ‘문재인 대 박지원’ 구도로 흐르면서 타 후보들의 강도 높은 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에 놓였을 때만 해도 그다지 깊은 고민은 하지 않았다. 박주선 이인영 조경태 후보가 ‘대선패배 책임론’ ‘정계 은퇴 요구’ 등을 꺼내도 경선 레이스 초반 형세가 ‘문재인 대세론’에 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문 후보는 오히려 섣불리 대응했다가 네거티브전으로 비화되는 게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계산이었다. 다만 격화하는 후보들의 문 의원에 대한 비토가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등 당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호남 표심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에 대해서만 염려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문 후보로서는 예기치 않은 결정적 한방을 맞은 셈이다. 안철수 상임고문의 측근들이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통해 문 후보와 친노 세력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직격탄을 날리자 이전의 충격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타격이 되고 있다. 책에는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부정적으로 회고한 내용과, 문 후보와 친노(친노무현)측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당시 문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이 2013년 10월 펴낸 대선 비망록으로 촉발된 양측간 진실공방이 제2라운드를 맞게 될 공산이 커진 셈이다.

물론 안 고문은 이에 대해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저와 상의한 적이 없다”며 “당의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대선에 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히고 일정 선을 그었지만, 문 후보가 차기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려 파장을 낳고 있다. 안 고문이 문 후보에게 직접 반감을 표출한 건 아니지만 측근들의 책 발간 시점이 뭔가 의미심장하기 때문이다.

실제 안 고문은 그간 행보와 달리 최근 문 후보에게 대립각을 세워왔다. 문 후보가 전대 출마를 선언할 때 밝힌 ‘당 대표 당선 시 차기 총선 불출마’ 발언에 대해 “혁신을 말할 때지 총선과 대선을 말한 때가 아니다”며 우회적인 비판을 가한데 이어 당명 개정 논란에는 공식 성명을 내 문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안 고문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나 새정치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겠다는 의견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한 것은 당명 때문이 아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안 고문이 반대 성명을 낸 지 불과 사흘 뒤에 흘러나왔다는데 있다. 당 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고문이 전대와 관련 거리두기를 해왔지만 더는 그런 입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날 안 고문 측근들의 불만이 터진 건 문 후보 승리로 친노 독주가 유력해지자 이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 비노 진영이 문 후보를 마땅히 견제할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안 고문 측의 폭로는 친노 거부감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다 컷통과가 유력한 박지원 후보에 이어 박주선, 이인영, 조경태 후보도 문 후보를 연일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대선패배 책임론을 주장하는 박주선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지금 당은 친노그룹이 제일 큰 계파를 차지, 봉건시절을 방불케 하는 정당이 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전북도당 단배식에서도 "문 후보가 이번 선거를 치르려면 다음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인영 후보는 일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친노-비노, 영남-호남, 그리고 당명 문제로 논란이 된 새정치-민주 등의 구도에 진절머리를 느낀다. 지금 상태로는 누가 돼도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라는 걱정이 많은데 밑에서는 바꿔야 한다는 강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라며 '빅 2'를 동시에 겨냥했다. 

조경태 후보도 여의도 당사 앞에서 평당원 위주로 구성된 한반도포럼과 함께 '당원에게 당권을' 행사를 열어 "세대교체, 계파청산, 전국정당, 당원민주화 등 네 가지를 당 대표가 지향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문 후보 측은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그러나 대세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짐짓 자위하고 있다. 안 고문이 전대에 뛰어든 것도 아니고, 경쟁 후보군의 역량을 감안하면 문 후보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때리기’가 거센 상황에서 안 고문 측이 낸 책의 내용은 전대 내내 그를 괴롭힐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대표를 향한 문 후보의 정치 여정에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안철수는 왜?'란 책은 무엇?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전 대표)이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준비했을 당시부터 안 전 의원을 도왔던 강동호 뉴딜정치연구소장(전 안철수 캠프 지역협력팀장), 강연재 변호사(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 오창훈 변호사(전 안철수 캠프 민원팀장), 정연정 배재대 교수(전 안철수 캠프 정치혁신위원)가 대담집 '안철수는 왜?'를 출간했다. 

안철수는왜.jpg

저자들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물음표의 중심에 선 당사자가 직접 입을 여는 것이 어렵다면 그 주변에서 안철수를 지켜보고 잠시라도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도 이 설명을 해야만 한다”며 "지난 2012년 대선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전까지 3년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 책의 출판사인 도서출판 '더굿'은 이날 책의 일부를 발췌본 형식으로 공개했다. 당초 12일 초판을 낼 예정이었던 출판사는 "인쇄가 완료되는대로 이르면 6일부터 시중에서 도서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책 내용에 대해 안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저와 상의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난 대선에 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감”이라며 “지난 대선과 이후의 정치적 선택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발췌본에 적혀 있는 저자들의 발언과 주장을 주제 별로 엮어봤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문재인측, 처음엔 안철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가 사퇴했을 때 처음에는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박근혜와 지지율이 비슷하게 갔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지지율이 많이 밀리기 시작하자 도와달라고 난리를 쳤다…문재인 후보 선거 운동 일정에 맞춰 손잡고 다니며 ‘얼굴마담’ 같은 선거 운동만 해달라는 식이었다”(오창훈) 

-“문재인 후보측의 조직적 대응과 행동들이 나에게는 매우 충격이었다. 이래서 모든게 조직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들의 프로파간다는 항상 세게 작동했다.”(정연정) 

-“단일화가 끝내 안돼 양보하고 '문재인 당신이 잘해보시오' 한 것 아닌가. 사퇴 선언을 울먹이며 한 사람으로서는 스스로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필요하고 지지자들 다독일 시간도 필요한건데, 그 시간도 주지않고 마치 안철수가 문재인 선거를 도와줘야할 의무가 있는 사람인양 전제하고는 안철수를 몰아붙였다. 선거 실패 후에는 또 그 실패의 책임을 안철수에게 묻는 아주 혹독한 일들이 일어났다”(정연정) 

단일화 양보후 왜 하루 전 미국으로 떠났나
“‘광화문대첩’서 친노 중심 폐쇄적 선거운동이 충격이었을 것” 

-“안철수는 당시 문재인 후보를 위해 지역 곳곳을 다니며 열심히 선거 운동을 했다. 사퇴한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안철수가 가는 선거 운동 장소에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 들었다. 이런 이상 현상이 한동안 이어졌는데, 소위 ‘광화문 대첩’이라고 불렸던 마지막 선거 유세가 이러한 열기를 완전히 망가뜨렸다…안철수가 연단에 오르려는 순간 펼쳐진 친노 중심의 폐쇄적인 선거 운동 풍경이 안철수에게는 상당히 충격이었을 것. 소위 친노(親盧) 연예인과 친노 (지지자) 들이 대거 무대위에 올라와서 마지막 유세를 장식했다. 중도·무당·새정치 지지층은 온데간데 없었고 오로지 친노들만의 축제를 국민앞에 보여준 것. 안철수를 불러다놓고는 마지막 유세를 그런 식으로…안철수는 자신이 가려고 하는 길, 옳았다고 생각하는 선거 프레임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정연정) 

-“출마 포기 후 선거 직전까지 포럼들이 있었다. 그때 안철수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안되든 저는 저 자신의 정치를 계속 할 겁니다’라고 하더라. 지역 포럼 대표자들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는 ‘민주당과 함께 뭔가를 한다든지, 민주당과 같이 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그때 받은 느낌상 안철수가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난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강동호) 

합당 후 친노(親盧)의 ‘안철수 흔들기’
“같은 당 의원이 ‘자기가 진짜 당 대표인줄 착각한다’고 막말해” 

-“합당을 위한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하는 자리에서도 민주당쪽 서울시당 위원장인 오영식 의원이 말도 안되는 발언을 했다(강동호). ‘기초선거 무공천 안된다. 우리지역에서 고생하는 후보들 다 죽이자는 것이냐’는 식의 대회 축하인사말이었다. 합당을 축하하는 서울시당 위원장이 할 말인가(강연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철수를 겨냥해 ‘자기가 진짜 당대표인줄 착각한다’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강연재) 

-“전남도당위원장인가 하는 사람이 최고위 회의에서 대놓고 안 전 대표에게 ‘우리당 대권주자가 당신밖에 없는 줄 아느냐’라고도 했다. (강동호) 

-“통합신당 창당 이후 안철수가 목격한 민주당의 본질은 기초 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에 대한 당내 반발이었다. 합당의 기초명분인 내용을 통합하고 얼마되지 않아 손바닥 뒤집듯하는 그 본질…그 때 제일 먼저 대표직 물러나라는 발언 했던 게 정청래 의원이었다. 이때부터 안철수의 지지율은 급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자신들의 진영 안에 있는 안철수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데 아군이 현격한 공헌을 한 셈”(정연정)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때 이계안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이 자신의 평생 절친이라며 이목희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동의했다. 자신과의 인연때문에 이 의원을 ‘민주당 사람으로만 보지 않아도 된다’며 낙관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의원은 안철수 대표라고도 부르지 않는 대표적인 반(反)안 의원이었다” (강연재) 

-“모 의원은 ‘안철수가 우리당에 와서 한게 뭐있어. 지금 지분을 주장하겠다는 거야?’라고 막말하고, 우리가 ‘구(舊)민주당’이라고 부르니까 ‘왜 구민주당이라고 하느냐, 그냥 민주당이라고 하라’며 광분했다. 그렇게 안철수가 싫고 합당도 싫다면 합당 결의를 할 때 당당하게 소신껏 반대했어야지” (강연재) 

7.30재보선
“권은희, 공천장 줄 때 처음봤다더라” 

-“궁금해서 안철수에게 물어봤다. 권은희 의원 직접 공천을 주신 것이냐. 사전에 인연이 있던 사이냐. 근데 안 전 대표가 ‘공천장과 운동화 줄때 처음 봤다’고 했다. 둘 사이에 어떤 교감도 없었고 사전 인사를 한적도 없었다고 했다”(강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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