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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것은 참 애증이 교차하는 것 같다. 가족 때문에 울고, 가족때문에 웃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게 또한 가족이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그래서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제목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제목만큼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섯 편의 단편이 모두 가족을 이야기한다. 열다섯 살 때 죽은 딸아이의 성인식 초대장을 보며 느끼는 그리움들, 매일 야근이라며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다못해 아이와 함께 친정집으로 가버렸던 한 여자의 이야기.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해 15년만에 엄마에게 돌아온 한 여자. 사정때문에 시골로 가게 되 한 소녀가 비닐 봉지 유령을 만나는 이야기 등.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여섯 편의 단편 중 특히 두 편 정도가 특히 감동을 주었다. 그 하나가 「성인식」이라는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도로 성인식을 따로 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에서는 기모노를 차려입고 성인이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성인식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성인이 되는 사람들에게 보낸 초대장을 들고 와야 한다. 딸아이가 열다섯 살에 갑자기 죽어 아내와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내오는데, 언제부턴가 성인식 초대장을 배달되기 시작했다. 성인식을 치르지도 못한 죽은 딸아이가 안타까워 초대장을 찢어 버렸지만, 장난 삼아 대리 참석 식으로 성인식을 준비하는 한 부부의 모습이 보였다. 마흔이 훌쩍 넘은 어른이 갓 스무살 넘은 아이들과 참석하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젊게 보이려 애쓰며 점차 아이를 잃는 슬픔에서 벗어난다는 이야기였다.

 

이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그때가 마지막인줄 알았더라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을텐데. 조금만 늦게 보냈더라면. 만약에 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오늘 하루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오늘이 사랑하는 가족과 마지막 일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는 메시지였다. 아이를 잃는 부부에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지만, 점차 극복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하고 생각해보았는데,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절대 겪고 싶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마음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흔히들 하는 말이다.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이 지나야 해결될 수 있을까.  (24페이지, 「성인식」중에서)

 

 

 

해변의 조그만 마을,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있다. 유명 배우 등을 관리했던 이발사는 무슨 이유로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서 이발소를 차렸던 것일까. 그곳엔 커다란 거울이 앞에 있어 이발을 하는 사람에게 거울을 통해 바닷가 풍경이 보인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의자가 놓여있는 곳, 이 곳 이발소에 한 젊은 남자가 예약을 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젊은 남자가 멀리가 찾아왔다. 이발사는 처음으로 이 젊은 남자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한다. 원래도 말이 많았던지, 어렸을 적 혹독한 수련을 거쳤던 시절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건넸던 것이다. 대화체의 문장도 아니다. 젊은 남자는 하나뿐인 의자에 누워 있고, 이발사는 그의 머리를 감기고 머리칼을 자르며 지난 날을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오히려 담담하게 이야기해서 더 격정적인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 남자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야기였다. 유명한 배우의 머리를 자르고 승승장구하던 지난 시절. 술을 마시고 아내에게 주정을 부렸던 지난 날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을 잃은 다음에야 그것이 소중했던 것임을 깨닫는다. 아주 나중에서야. 다시는 갖지 못할때에야 후회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그때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으리라.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건, 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었다. 누군지 알아도 모르는 척 자신의 과오를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저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듯이. 지금 이 시간이 어떤 시간보다도 중요하드는 듯이.

 

하긴 이러한 감정을 평생 깨닫지 못하고 지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저 내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며 사는 사람들. 특히 가족에게 행패 부리고 노년에 쓸쓸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곁에 아무도 없이. 마치 속죄하듯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이 이발사처럼. 이발을 끝내고 이발소 문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다. 눈에는 눈물이 차오른다. 이처럼 따뜻한 감동을 주는 소설이 좋다. 마음을 적시는 따스한 기운이 온 몸에 퍼지는 순간이 좋다.

 

십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저와 그 사람, 거울의 이쪽과 저쪽에 있었던 거겠죠 ····. 서로 손을 내밀어봐야 반대쪽이니 악수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122페이지,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중에서)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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